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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건강위원회] [칼럼] 학생이 우울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

 

제게 있어서 학교란 ‘청소년들을 가두어 놓는 공부 감옥’처럼 느껴집니다. 학생들을 한곳에 두고 일정 시간 동안 공부라는 같은 행위를 강요하는 고통스러운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 바로 학교입니다. 학교라 하면 철창이 쳐진 채 어둡고 칙칙한 색깔로 칠한 건물이 떠오릅니다.

입시 중심, 사교육 없이는 버틸 수 없는 공교육의 현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청소년들에게 진학과 취업 외의 다른 삶의 목표를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도 나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을 거라는, 친구나 같은 반 아이보다 ‘낮은’ 수준의 삶을 살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곧 나 자신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는 합니다. 다른 꿈을 꾸어도 괜찮다고들 하지만 정작 대학에 가지 않으면 직장을 비롯한 관계에서도 제약을 받는 사회에서 그 외의 진로를 꿈꾸기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특히 인간관계는 더욱 심화된 문제입니다. 공부에 의한 서열화가 일상적이고 그와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경쟁해야 하는 관계에서는 곧잘 스트레스와 우울함이 찾아옵니다. 성적이 다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교육이 하나의 서열이 됩니다. ‘전교 X등’이라는 말 뒤에 나는 여기에서 몇 등쯤이나 되는지 가늠하는 일에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이러한 상황에 더해 주위의 편견과 오해까지 덧입혀집니다. ‘꼴통들이나 가는 곳’이나 ‘공부 포기한 애들이 간다’라는 편견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생활에 대한 혼란을 주게 됩니다. 특히 특성화고는 취업이 주 목적이다 보니 학교가 정한 전공과목 외의 본인의 진로와 맞는 교육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막막함과 혼란함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Wee클래스와 같은 학교상담 시스템이 일부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기는 하나, 매뉴얼 위주의 대응으로 인해 실제로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학교의 목적이 입시와 취업으로 정해진 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은 매일 12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경쟁, 사회의 편견과 오해를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틀을 벗겨내야 할 때입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대한민국 공교육의 신뢰감 부재와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 행태를 바꿔내야 합니다.
다양한 삶의 형태를 배울 수 있는 공교육과정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대학 서열화 폐지에 앞장서야 합니다.
학생들이 대학뿐만이 아닌 다른 꿈을 꿀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2021년 5월 19일
청년정의당 정신건강위원회 운영위원 한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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