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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에 바란다

정의당이 뭐하는 당인지 모르겠습니다.

  • 2020-06-07 20:44:01
  • 조회 1200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합니까?

정책이 있습니까?

어차피 글을 보고도 지나치겠죠. 본인들 입맛에 맞는 글만 취사 선택해서 읽고 자위하고 일부만 변화시키고 혁신했다고 자부하겠죠.

미래통합당 2중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현재 당의 현실과 도대체 누가 국회의원인지 존재감도 없으며

비례대표 1번이라는 사람은 유튜브 방송이나 하려고 하는 모습으로만 비추어지는 이러한 정의당 누가 지지할까요.

정치 노선도 명확하지 않고 오로지 메갈이라 불리는 특정 성별에만 호의를 배풀고 그 외에는 배척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말그대로 꼰대 정당 더 이상 미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참여댓글 (14)
  • 김현직

    2020.06.07 21:41:11
    정의당에 대한 비판중에 제일 공감할 수 없고 이해가 안 가는 비판은 소위 '메갈당, 페미당'이라고 부르며 글쓴이말대로 여성에게만 '호의를 베풀고 그 외에(남성)는 배척하는' 당이라는 비판입니다.
    정의당은 약자를 대변함으로서 사회의 부정의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당이고,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선 여성이 약자임이 틀림없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 n번방을 비롯한 성범죄, 정치인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성비 등 수많은 통계가 여성이 사회적 약자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약자를 보호하며 평등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법안을 만드는 게 뭐가 잘못된 겁니까? 이게 남자들에 대한 폭력이고 남자를 배척하는 행위라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세금을 적게 걷자는 말은 재벌에 대한 폭력이고 재벌들을 배척하는 행위입니까?
    그리고 페미니즘의 기본정의는 성평등입니다.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성평등을 지지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 안안말려

    2020.06.07 22:19:25
    제 정신을 가졌던 안가졌던 그 누구도
    정의당이 메갈당 하는거 안말려요.
    귀당의 자유입니다.

    그러니까 정의당은
    메갈이란 성평등을 주장하는 페미 집단으로 정의하는 거군요.
    아~ 그렇다면 일베는 열성 애국 집단으로 정의하겠군요.

    비로소 이해가 됩니다.
    지난번 숙대의 성전환 입학생에 관한 정의당의 논평이 왜 그따위 였는지...잘 알겠습니다.

    저번 숙대에서 모질게도 행해졌던...
    성전환 입학생에게 '집단 린치를 주도한 메갈류들'은 비판 안하는 정의당의 정의가 있었군요.

    캬~! 약자의 정의도 입맛에 따라 취사 선택하는 정의스러운 정의당의 입장을 잘 알겠습니다.

    메갈의 둘째 언니! 파이팅! ^^
  • 큰연못

    2020.06.07 22:38:14
    본문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댓글의 내용에도 모순이 많습니다.

    매년 2000명씩 산재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성비는 어떤가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정의당이 대변하고자 하는 사회적 약자에는 분명하게 산재로 고통받는 노동자들도 들어갑니다. 사회적 약자를 이야기하면서 왜 이런 통계는 쏙 뺄까요?

    "정의당은 약자를 대변함으로써 사회의 부정의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당이고,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선 여성이 약자임이 틀림없습니다"

    댓글에서 하신 이 주장은 분명하게 우리 사회와 맞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는 주장이 대중에게 설득력이 없는 겁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제대로 표현하려면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선 구조적으로 고통받는 모두가 약자다"라고 하셔야 합니다. 이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우리 사회와 분명하게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더는 여성만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면 페미니즘이 가진 모순도 비판하고 바로잡아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페미니즘의 본질은 불변하는 '진리'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담아 변화해 온 '이념'입니다. 그 변화를 거부하고 고정한다면 결국 세상과 괴리된 채 떨어져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꼭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 아니라는 말이냐!"

    이런 분들을 위해서 좀 더 정확하게 풀어서 말하자면,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약자'란, 여성, 남성, 성 소수자, 장애인, 청년, 노인, 이주노동자 등 개인의 정체성에 상관없이 구조적으로 고통받는 모두를 말한다"가 되겠습니다.
  • 김현직

    2020.06.08 00:30:52
    대댓글로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여성을 사회적 약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큰연못님의 말대로 사회적 약자는 구조적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를 ‘정체성과 상관없다’고 얘기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큰연못님께서 표현하신 많은 사회적 약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하고 평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합니다. 전 이런 맥락에서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표현한 것이지, 모든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고 주장하거나 여성이 가장 약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의당의 정치인들이, 그리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을 사회적 약자라고 일컫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이 듭니다.

    큰연못님 말대로 산재로 인해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에 포함되는 남성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을 만드는 것도 구조적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한 법을 만드는 것과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병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차별금지법이라는, 정의당에서 추진하는 법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 말씀하신 성소수자, 장애인, 청년, 노인, 이주노동자등 모든 사회적 약자들이 평등해질 수 있는 법안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큰연못

    2020.06.08 01:16:07
    페미니즘에 대해서 서로 생각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언뜻 드네요.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그리고 (전) 당원으로서 실제 경험한 정의당 여성주의자들 쪽에서 주장하는, 또는 교육하고 있는 페미니즘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만이 유일한 사회적 약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문제는 강자이자 기득권인 남성들이 만들어 온 시스템 즉,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기득권인 남성들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게 그들의 주된 논리입니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하고, 그걸 위해서 기계적 할당제가 필요하고, 기계적 할당을 통해 국회 같은 정부의 요직에 여성의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국회에 여성 국회의원과 남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5:5로 똑같아지면 그것이 바로 '성 평등'이라고 말하고 있고요.

    이런 주장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보신 적은 없습니까?

    저는 그런 방식으로는 성 평등이 이루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남성을 대변하는 게 꼭 남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이번 선거에서 장혜영 한사람만을 보고 정의당에 투표했지만 여성이라서 저를 대변해 주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성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 여성인 장혜영을 뽑은 건 더더욱 아니고요.

    성 소수자, 장애인, 청년, 노인, 이주노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그 정체성을 가져야만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런 정체성의 오류에 빠져있는 게 지금 정의당의 현실이고요.

    정의당의 리더를 뽑는 데 있어서 이런 정체성의 한계를 부여하는 건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그동안 당내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 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 김현직

    2020.06.08 04:32:09
    큰연못님께서 묘사하신 페미니즘은 꽤 극단적인 페미니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원으로서 경험하신 페미니즘의 모습이 그랬다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제가 접한 정의당 지지자들의 페미니즘과는 굉장히 다릅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하고 모든 약자들과 연대하여 평등을 외치는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은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계급, 인종이나 성지향, 성정체성, 빈곤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며, 사회에서 배제된 비주류를 단지 비주류란 이유로 포용한다. 즉 당연히 비주류인 남성 성소수자/남성 장애인/남성 저소득층/남성 일용직 등도 적극적으로 포용한다.” 출처: femiwiki.com/w/상호교차성_페미니즘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만 봐도 모든 소수자들과 연대하려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보입니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비정규직 노동자, 청소년 등 약 천 여명의 소수자들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국회 앞까지 약 네시간 가량 행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쳤다.” 출처: www.facebook.com/Justfeminist1/posts/2066916416864086/

    그리고 전 할당제를 성평등의 원칙이 아니라 성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을 대변하는 사람이 반드시 여성일 필요는 없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남성이 여자로서 겪는 구조적인 고통에 공감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남자는 한번도 여자로 살아본 적이 없기에 그들이 겪는 각종 차별과 고통을 머리로는 이해해도 깊이 공감하는 건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분명한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성들의 입장에 서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모하기엔 여성 대변인이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리더로서 설득력을 지니려면 이런 정체성이 굉장한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재벌2세가 대선 출마해서 서민정책을 펼친다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고 서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국회의원이 많아지는 것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독려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성별 고정관념 때문에 성비의 쏠림이 두드러지는 직업군이 많고 정치인이라는 직업도 대표적인 남성중심의 직업군입니다. 할당제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재 풀을 넓히고 더 훌륭한 리더를 양성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할당제로 인해 비례대표가 되지 못한 남성 정치인을 잃는 실보다 득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나 장애인을 비롯한 다른 정체성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의견입니다. 따라서 전 오히려 할당제를 이런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로 넓혀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의 성비가 5:5로 똑같아진다고 해서 성불평등이 해소되고 성평등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할만큼 어리석지는 않을거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할당제는 해결책이 아니라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 큰연못

    2020.06.08 13:42:15
    안타깝게도 정의당에서 페미니즘이 주류로 있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위에 정성스럽게 설명해 주신 '사회적 약자'라는 타이틀 하나로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이익집단( 장애인, 성 소수자, 난민, 이주노동자 ) 간에 이해관계를 넘어선 쉬운 연대가 가능하게 해주거든요.

    그들은 말 그대로 소수이고 생존을 위해서는 더욱 큰 마이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의 논리대로면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묶어서 함께 연대할 수 있는데 그걸 왜 거부하겠어요?

    거기에 기득권자인 남성 중에 상대적으로 약자인 '남성 성 소수자/남성 장애인/남성 저소득층/남성 일용직 등도 적극적으로 포용한다'고 해서 기존 페미니즘이 가진 모순이 사라지나요?

    물리적 성별인 여성 전체를 뭉뚱그려서 '사회적 약자'라고 해버리는 그 논리 자체가 모순입니다.

    물리적 성별이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사회 구조적으로 ( 남성의 경우처럼 )강자와 약자가 나뉘어 있고 계층에 따라 받는 고통이 분명하게 다른데 그걸 다 뭉뜽그려서 약자로 규정하고 있으니까요.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구하면 모두가 구해진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입장에 서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모하기엔 여성 대변인이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위 대댓글에서 주장하신 것처럼 여성들의 입장에 서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모하기엔 여성 대변인이 훨씬 유리하다면, 정말로 국회에 여성 국회의원의 물리적 비율이 낮아서 대한민국의 여성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남성 국회의원의 물리적 비율이 월등히 높은 대한민국에서 남성은 불행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왜 매년 2000명씩 죽어 나가는 산재 사망 노동자의 성비가 남성이 월등히 많은 걸까요? 군 징집제는 국가가 남성에게 행하는 명백한 성차별인데 왜 해결이 되지 않는 걸까요? 이걸 보완하기 위해 있었던 군 가산점제는 왜 폐지되었을까요? 왜 20대 남성들은 자신들이 역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고 페미니즘에 큰 거부감을 가지게 된 걸까요?

    이런 질문들만 던져봐도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그 정체성 정치라는 것이 그저 환상이고, 거짓이라는 게 명확해집니다. 그래서 제가 기계적 할당제를 비판하는 겁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가 기계적 할당제를 수용했던 이유는 국회에서 '여성'이라는 상징적인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한 최소 임계점인 15%를 양적으로 채우기 위해서 시행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양적인 최소 임계점은 이미 지난 19대(15%), 20대(17%)를 넘었고 이번 21대(19%)를 달성했습니다.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국회에 보내야 하는 사람은 물리적인 성별이 여성인 사람이 아닙니다. 여성 문제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그 정책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물리적 성별은 사실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조사한 '제19대 국회 여성의원 의정활동의 특징과 평가 및 시사점'을 살펴봐도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해서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게 발견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

    국회입법조사처 www.nars.go.kr/report/view.do?categoryId=&cmsCode=CM0010&searchType=ALL&searchKeyword=%EC%A0%9C19%EB%8C%80&brdSeq=19847

    "제19대 국회에서 가결된 여성 관련 법안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여성 의원들의 입법과 정책활동에 대한 분석은 다음과 같은 점을 발견하였다.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해서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게 발견되지 않는다.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한 발의과정, 심의과정, 표결과정에 걸쳐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반면, 각 정당 내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의 활동에는 차이가 관찰되었다.

    발의과정에서 새누리당은 여성 의원들이 여성 관련 법안의 발의에 남성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빈번히 참여하는 반면, 민주계는 오히려 그러한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의 발의 건수가 역전되는 현상이 목격되었다. 심의과정에서 역시 새누리당과 민주계 여성 의원들 사이의 차이가 심하지 않았다. 여성 의원이라고 해서 남성 의원들보다 더욱 빈번히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관찰되지 않았다.

    --------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면 이제는 바뀌어야죠. 정의당에서 낙태죄 폐지와 관련된 당론을 형성할 당시에도 낙태죄 폐지 찬성의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토론회에 참여한 당원은 저 하나였습니다.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논리( 여성이 여성을 대변한다 )가 우리의 현실과 맞아 떨어진다면 창당 이후부터 쭉 기계적 할당제를 통해 여성 할당 비율을 높게 잡아왔던 정의당에서 주관하는 여성 문제에 관련된 그 토론회에 남성인 저 말고, 여성 당원이 많이 나왔어야 하잖아요.

    이런 모순이 분명하게 페미니즘 논리 속에 존재하고 있는데 어째서 비판적인 질문들은 던지지 않는 걸까요?

    '정의당의 페미니즘은 다르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고 느껴지는 건 과연 저뿐일까요? 당장 정의당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저부터 설득을 못 하는데 거리가 더 먼 대중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이런 고민 진지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 최진혁

    2020.06.08 15:04:15
    페미니즘이 성평등이라구요? 알고 하는 소립니까? 그걸 대중들이 납득이나 할까요? 그리고 여성이 사회적 약자입니까? 예전에는 그랬겠죠. 지금 과연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부합하는 전제라고 보나요? 아직도 몇 십년 사고방식에서 머물러 있는듯 합니다. 생각은 자유지만 현실을 직시하실 필요도 있으신 듯 하네요. 그리고 여성을 사회적 약자 취급하는게 또다른 차별이라는 점도 인지하시죠.
  • 김현직

    2020.06.09 10:49:23
    우선 큰연못님 덕분에 제 의견을 다시 정리해보고 구체화하고 뒷받침할 증거들도 조사해보는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 기회를 살려서 제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물리적 성별인 여성 전체를 뭉뚱그려서 '사회적 약자'라고 해버리는 그 논리”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구하면 모두가 구해진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위 논리는 적어도 제가 믿는 페미니즘, 그리고 제 주변의 정의당 지지자들이 믿는 페미니즘의 논리가 아닙니다. 위 댓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제가 아는 주류 페미니즘은 여성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남성보다 약자라는 게 아니라, 여성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을 없애자는 겁니다. 취업에서 얻는 불이익, 승진에서 얻는 불이익, 성범죄나 여성혐오 범죄의 피해자가 될 위험에서 오는 공포, 이런 거 말입니다. 큰연못님께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묘사하신 극단적인 페미니즘이 주류의견이고 정의당이 주장하는 페미니즘이라는 건 근거가 부족합니다.

    장혜영 혁신위원장은 혁신위가 절대적인 ‘정의’가 무엇인지 규정짓는 것보다 명백한 ‘부정의’를 없애는 방식으로 정의에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하셨는데, 페미니즘에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옳다고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뭔지 규정하는 것보다, 위와 같이 여성이 겪는 명백한 차별을 없애는 게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남성이 겪는 차별도 있습니다. 군 징집제로 인해 대한민국 남자가 겪는 불이익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취업하기 위해서 과도하게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이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여성들이 겪는 차별이 부정되고 여성의 차별을 위한 논의를 중단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둘 다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이지 하나를 골라야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어서 남성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들이 겪는 차별이 심화되는 건 불합리합니다. 군 가산점제가 폐지된 이유도 군필자를 보상하는 방법이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에 대한 불평등을 심화시켜서입니다. 이런식의 보상은 안그래도 문제인 성대결 구도를 더 강화시키는 일밖에 안됩니다. 다른 방식의 보상이나 모병제로 전환하는 방향의 논의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정말로 국회에 여성 국회의원의 물리적 비율이 낮아서 대한민국의 여성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남성 국회의원의 물리적 비율이 월등히 높은 대한민국에서 남성은 불행해서는 안 됩니다.”
    >남자 국회의원이 많다고 해서 남자들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남자의 시선으로 남자들이 겪는 많은 문제를 해소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켰죠. 여성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한 활동이 남성보다 높지 않다는 자료를 보내주셨는데, 이 자료는 19대 국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겁니다. 19대 국회는 2016년 5월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에 터닝포인트가 된 강남역 살인사건이 터짐과 동시에 마무리가 되었죠. 이 때부터 페미니즘이 전국적 화두가 되고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19대 국회는 여성 국회의원조차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나 이를 위한 법안을 발의할 필요성을 느끼는 게 20대 국회에 비해서 월등히 낮았을겁니다. 만약 위와 같은 조사를 20대 국회를 바탕으로 했다면 결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또한 이 자료에서조차 “여성들은 때때로 여성관련 법안에 대해 체화된 경험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견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남성의원에 비해 설득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라고 명시했는데 제가 할당제가 필요한 근거중 하나로 제시한 리더로서의 설득력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여성 문제는 제가 위에도 말했듯이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입니다. 산재로 인한 피해자가 대부분 남성인건 남자가 남자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이 아닙니다. 산재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 시스템에서 산재에 노출된 남성 노동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를 줄이려면 산재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져야지 여성들도 같이 위험한 노동을 해서 사망자 성비를 맞추는 게 평등으로 가는 방법은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대한민국의 20대 남성은 통계적으로 봤을때 극단적으로 반페미니즘 정서가 강한 집단입니다. 시사in 천관율 기자의 ’20대 남자 현상’ 연재 기사에서 드러나는 대규모 여론조사가 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44 20대 남성이 거의 유일하게 ‘페미니즘이 남녀의 동등한 지위를 추구한다’는 문항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걸 부정하며, 남성에 대한 차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30대 남성도 이런 주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20대 남성은 오히려 남성을 사회적 약자로 여기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위 연재 기사를 책으로 엮은 ‘20대 남자’라는 책을 보시면 이런 현상이 왜 발생하는냐에 대한 답은 ‘명확히 얘기하기 어렵다’ 입니다. 데이터를 보면 아주 많은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있고, 20대 남성들의 반감을 페미니즘 또는 페미니스트들의 탓으로 돌리는 건 불합리한 얘기죠. 반면에 천관율 기자는 반페미니즘 성향이 짙은 20대 남성들에게 “너희들이 틀렸어. 한국은 아직 여성의 지위가 낮은 나라야. 이건 사실인데도 이걸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너희가 멍청한 거야. 그러다간 도태될거야”라는 식으로 접근한다고 해서 이들이 바뀔 거라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어쨌든 이런 현상에 대해서 단순한 이유를 부여하고 단순한 해결책을 내놓는 걸 경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큰연못님께서 정의당 활동을 하시면서 여성 법안에 대해 여성 당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만약 그런게 큰연못님만의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면 정의당이 분명히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할당제로는 부족하다는 증거지, 할당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증거로 여겨지진 않습니다.
  • 아아암

    2020.06.09 13:02:12
    '공부좀 해' 라는 주장을 두서 없이 길~게 늘인다고 좋은게 아니에요.

    평소에 하던 페미 화법처럼 그냥 '모르면 공부 좀 해라' 하는 식으로 짧게 써 봐요.
    '저페' 로 대표되는 정의당 여성주의자들은 비아냥 거리며 그런거 잘 하잖아요,

    가증스런 위선자들께서 무슨 혁신이고 진보를 '론' 한다고 하니 그저~ ^^ㅗ
  • 큰연못

    2020.06.09 16:42:31
    1. "제가 아는 주류 페미니즘은 여성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남성보다 약자라는 게 아니라, 여성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을 없애자는 겁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단지 그 성별이라는 이유만으로 겪는 차별은 당연히 없애야죠. 그걸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 차별을 없애는 방법이 정체성 정치에 기반을 둔 기계적 할당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현재 대한민국 국회에서 남성 국회의원의 물리적 성비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정작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는 차별은 전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걸 말씀드렸습니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실시한 '제19대 국회에서 가결된 여성 관련 법안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여성 의원들의 입법과 정책활동에 대한 분석'에서도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해서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게 발견되지 않는다'라고 되어있습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관련 법안에 관심을 두고 더 많은 입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이 되었지 않습니까?

    이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사실이 아니라 우리 선거제도가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이자 모순입니다.

    "선거제도가 가져오는 비례성의 한계는 선거에 입후보하는 후보자와 일반 유권자의 차이에서도 관찰된다.

    비례대표 선거제도가 의회 구성의 비례성을 증가할지라도, 그러한 비례성의 증가는 선거경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회가 사회 전체의 소우주(microcosm)로써 기능할 것이라는 전망은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선거경쟁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적극적인 후보자들을 전형적인 사회 구성원이라고 간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러한 사람들이 전형적인 사회 구성원이라고 가정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의회 내에서 그들의 행태는 자신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재선되어야 한다는 특별한 동기에 의해 지배된다(Pettit 2009, 73).

    다시 말해 선거라는 기제가 이용되는 한 의회 내 대표자들은 사회 전체의 소우주로 기능할 수 없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특정 선거제도와 상징적 대표와 밀접한 관련을 지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선거제도만으로 상징적 대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만큼 상징적 대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정 선거제도를 우선시할 필요성은 감소한다."


    2.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여성들이 겪는 차별이 부정되고 여성의 차별을 위한 논의를 중단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둘 다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이지 하나를 골라야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부정한 적이 없고, 여성의 차별을 위한 논의를 중단하자고 주장한 적도 없습니다.

    이 대화의 시작부터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없애는 방법이 '정체성 정치에 기반을 둔 기계적 할당제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쭉 해오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제가 정의당에서 당원으로 활동할 당시의 경험을 전해드렸습니다.

    '정의당에서 낙태죄 폐지와 관련된 당론을 형성할 당시에도 낙태죄 폐지 찬성의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토론회에 참여한 당원은 저 하나였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체성 정치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 아닙니까? 물리적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고 잘 대변할 수 있다면 당시 저 토론회에는 낙태죄 폐지 찬성 입장의 토론자로 남성인 제가 아니라 여성 당원이 나왔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의당은 창당 때부터 기계적 할당제를 통해서 정체성 정치를 해왔던 정당이고 여성 할당 비율이 가장 높은 정당이니까요.

    또한, 제가 물리적 성별이 남성이라서 여성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면 제가 토론회에서 대안으로 제시했던 부분들이 정의당 당론으로 정해지면 안 됩니다. 그런데 당론이 되었습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3. "위 논리("물리적 성별인 여성 전체를 뭉뚱그려서 '사회적 약자'라고 해버리는 그 논리",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구하면 모두가 구해진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는 적어도 제가 믿는 페미니즘, 그리고 제 주변의 정의당 지지자들이 믿는 페미니즘의 논리가 아닙니다."

    저도 글쓴이께서 말씀하시는 이 주장을 너무나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혁신위 구성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여성 50%, 청년 30%로 기계적 할당이 적용되었죠?

    자, 여기서 여성 50%라는 말은.. 결국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성평등의 세상이 남녀 성비 5:5인 세상이라는 겁니다. 글쓴이께서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하셔도 명백한 증거가 저렇게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정의당의 페미니즘은 다르다"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4. "이어서 남성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들이 겪는 차별이 심화되는 건 불합리합니다. 군 가산점제가 폐지된 이유도 군필자를 보상하는 방법이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에 대한 불평등을 심화시켜서입니다. 이런식의 보상은 안그래도 문제인 성대결 구도를 더 강화시키는 일밖에 안됩니다. 다른 방식의 보상이나 모병제로 전환하는 방향의 논의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제가 군 가산점제를 꺼낸 것은 정책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라 그런 요구가 남성들 사이에 있다는 걸 예로 든 겁니다.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정체성 정치인 기계적 할당제가 이상적인 목표로 잡는 그 지점(남녀 성비 5:5)에 도달했을 때 정말로 여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정체성 정치가 가장 확실하게 보장 된(남성 국회의원의 수가 압도적인) 남성들은 남성 문제가 해결되어 불행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걸 증명하기 위한 근거로 군가산점제를 예로 든 이유는, 실제로 우리나라는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 대다수이고 그렇기에 인구의 절반인 남성 유권자 대부분이 관심을 가지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인 국회의원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국회를 구성한 국회의원의 성비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불구하고, 대다수 남성들에게 불리한 쪽으로 입법이 된다는 걸 증명해 주는 사례입니다.

    그렇다는 건, 남성 국회의원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서 남성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입법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성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도 입법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은 국회라는 곳의 입법 흐름이 단순히 국회의원이라는 구성원의 성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공동체의 관점에서 성평등에 대한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이 자료는 19대 국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겁니다. 19대 국회는 2016년 5월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에 터닝포인트가 된 강남역 살인사건이 터짐과 동시에 마무리가 되었죠.
    이 때부터 페미니즘이 전국적 화두가 되고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19대 국회는 여성 국회의원조차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나 이를 위한 법안을 발의할 필요성을 느끼는 게 20대 국회에 비해서 월등히 낮았을겁니다."

    만약을 가정해 위에 주장하시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제 19대 국회에서 민주계 소속 국회의원 중 남성 의원들이 여성 의원들보다 여성 관련 법안의 발의에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그렇게 되면 '여성이 여성을 더 잘 대변한다'는 정체성 정치의 기본 논리가 깨지게 됩니다.

    제가 드린 자료의 초입에 있는 연구의 목적에 보시면 왜 제 19대 국회를 바탕으로 조사하는 게 중요한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특히 제19대 국회의 원구성은 여성의원들이 여성관련 입법활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임계점(critical mass)의 최저기준으로 제시되는 15%의 정수를 초과하였으며, 최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총51명의 여성의원이 당선되어 국회의원 정수의 17%을 넘어섰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이 점증하는 여성의 정치참여와 여성의원 수의 증가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에서 제 19대 국회가 기준이 된 건, '여성의원들이 여성관련 입법활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임계점(critical mass)의 최저기준'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기준을 넘지 못한 제 18대 국회와 비교 분석하면 '점증하는 여성의 정치참여와 여성의원 수의 증가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라는 연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6. "또한 이 자료에서조차 “여성들은 때때로 여성관련 법안에 대해 체화된 경험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견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남성의원에 비해 설득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라고 명시했는데
    제가 할당제가 필요한 근거중 하나로 제시한 리더로서의 설득력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그 아래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심의과정과 표결과정을 연관하여 살펴볼 때, 여성의원과 남성의원의 차이 또는 여성의원 간 경쟁보다는 여성관련 법안에 대한 의원 개개인의 선호가 오히려 법안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설을 제기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여성관련 법안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동일하게 인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 가사, 직업, 환경, 성폭력 등 구체적으로 여성의 어떤 측면을 다루는 법인가에 따라 발의, 심의, 의결과정이 달라지는 경향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위와 같은 논의는 한국 국회 내 여성의 대표성과 관련하여 상징적 대표성의 수준은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게 한다. 과연 현재의 여성의원 수가 상징적 대표성을 벗어나기에 충분한 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인가의 질문에 대해 한국 국회 내 여성과 남성의원들이 보이는 행태는 굳이 여성의 상징적 대표성을 여성의원의 양적인 측면에 국한할 필요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7. "그리고 대한민국의 여성 문제는 제가 위에도 말했듯이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입니다. 산재로 인한 피해자가 대부분 남성인건 남자가 남자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이 아닙니다. 산재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 시스템에서 산재에 노출된 남성 노동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를 줄이려면 산재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져야지 여성들도 같이 위험한 노동을 해서 사망자 성비를 맞추는 게 평등으로 가는 방법은 아닙니다."

    군대도, 산재도 모두 성차별 맞습니다. 여성이 군대에 징집되지 않는 이유, 산재 사망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사 현장에 여성 노동자가 고용되지 않는 이유, 이 두가지 모두 여성이라는 이유로 징집이 안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용에서 제외됩니다. 반대로 남성이라는 이유로 징집이 되고, 남성이라는 이유로 고용이 됩니다. 명백한 성차별이죠. 글쓴이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이 여성 문제라면 군대도, 산재도 여성 문제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정체성 정치가 주장하는 기계적 할당제가 정말 해법이라면 이런 곳에도 할당제를 적용해야 합니다. 이런 곳에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 여성이라는 상대적 대표성을 획득할 수 있는 최소 임계점인 15%가 될 때까지 말입니다.

    이런 해결 방식에 정말 동의하십니까? 저는 이런 방식의 해법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체성 정치가 해법으로 제시하는 기계적 할당제를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이를 줄이려면 산재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져야지 여성들도 같이 위험한 노동을 해서 사망자 성비를 맞추는 게 평등으로 가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리고 글쓴이께서도 정확하게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네요. 제가 말하는 해법이 바로 그겁니다.

    우리가 성평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실천해야 하는 것은 기계적 할당제를 통해 물리적인 성비를 맞추는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바로 알고 그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겁니다.


    8. "20대 남성들의 반감을 페미니즘 또는 페미니스트들의 탓으로 돌리는 건 불합리한 얘기죠."

    저는 단 한번도 20대 남성들의 반감을 페미니즘 또는 페미니스트들의 탓으로 돌린 적이 없습니다. 제가 어디에서 그런 주장을 했나요?

    저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정체성 정치와 그 정체성 정치가 해법으로 제시하는 기계적 할당제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위의 군가산점제 부분에서도 설명드렸지만 여기에도 다시 적습니다.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정체성 정치인 기계적 할당제가 이상적인 목표로 잡고 있는 그 지점(남여 성비 5:5)에 도달했을 때 정말로 여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정체성 정치가 가장 확실하게 보장 된(남성 국회의원의 수가 압도적인) 남성들은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불행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걸 증명하기 위한 근거로 20대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예로 든 이유는, 그들 스스로가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링크해 주신 기사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습니까?

    글쓴이께서 계속 주장하시는 정체성 정치의 논리가 뭔가요? '여성을 대변하는 건 여성이 더 잘한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의 성평등을 이루려면 기계적 할당제를 통해 물리적 성별이 여성인 사람을 국회에 더 많이 보내야 한다는 것이고요.

    실제로 이번 혁신위 구성에서 정의당은 여성을 50% 할당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성평등의 세상인 남여 성비 5:5를 맞추기 위해서요.

    그 논리대로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남성들은 불행해서는 안됩니다.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더라도 20대 남성들은 불행 할 수는 있지만 남성이 차별 받고 있다고 느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남성이 국회에 압도적으로 많은데 왜 스스로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느낄까요?

    이게 바로 정체성 정치가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기계적 할당제에 대해서 제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그 이상이 실현 된 세상에 살고 있는 남성들은 왜 계속 불행한가? 우리가 그동안 진보의 가치라 믿어왔던 할당제에 근본적인 오류와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대안은 무엇인가?

    "진보정치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현실에 맞지 않는 오류와 한계는 극복할 것이다"

    진보정당의 역사에 빠지지 않고 강령으로 등장하는 이 정신, 정의당의 강령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정신을 지켜 나가는 것이 진보의 가치라면 이런 질문 계속해서 던져야 하잖아요.

    지금의 정의당은 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나요?


    9. "큰연못님께서 정의당 활동을 하시면서 여성 법안에 대해 여성 당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만약 그런게 큰연못님만의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면 정의당이 분명히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할당제로는 부족하다는 증거지, 할당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증거로 여겨지진 않습니다."

    할당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할당제로 이루려고 했던, 여성이라는 상징적 대표성을 얻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임계점인 15%는 이미 달성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제가 정의당의 기계적 할당제에 대해서 쭉 비판하는 지점은 이미 당내에서도, 국회에서도 이 최소 임계점인 15%를 넘어서 여성이라는 상징적 대표성을 획득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 할당비율을 높게 정하는 것만으로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고 하냐는 겁니다.

    이미 이런 방식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게 몇년에 걸쳐서 증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정의당이 정말 자랑스러운 진보정치의 정신을 계승한 집단이라면, 현실에 맞지 않는 오류와 한계는 극복하는 집단이라면, 이러한 문제들을 공론장으로 끌어내서 함께 새로운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백하게 존재하는 부정의를 없애고, 줄여나간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입니다.

    "진보정치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현실에 맞지 않는 오류와 한계는 극복할 것이다"라는 진보정당의 역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강령(정신)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것이 명백한 부정의가 아니면 무엇입니까?

    '정의당의 페미니즘은 다르다'라는 주장이 대중들에게 설득력이 있으려면 바로 이러한 부분들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 김현직

    2020.06.10 04:07:23
    우선 20대 남성에 대해 제가 쓴 얘기는 이 글에 달린 다른 분들의 댓글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큰연못님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비례대표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혹은 최소 임계점인 15%를 달성한 이후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인데, 여성 비례대표의 예에서 주신 근거를
    1. 19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들이 여성 법안 관련 활동에 더 적극적이지 않았다.
    2. 정의당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남성인 큰연못님이 낙태죄에 찬성했다. 그리고 남성인 큰연못님이 제시했던 부분이 당론이 되었다.
    3. 남자 국회의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인데도 남성이 겪는 차별이 존재한다.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거 같네요.

    1번과 관련해서 말씀드리자면, 일단 이 15%란 임계수치가 입법활동을 주도할 수 있는 수치라는 게 납득이 안됩니다. 법안을 통과시키 위해선 최소 국회의원 180명, 즉 60%의 동의가 필요한 현재 법에서 15%가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까? 이 자료에서조차도 “어느 정도 수준의 수가 임계수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최소수준의 임계수치로 제시되고 있는 의원정수의 15%를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라고 명시돼있는데, 최소수준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부터 이 자료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말씀드렸다시피 1번은 페미니즘이 공론화 되기 전의 19회 국회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이 공론화된 이 시점에 그 결론이 성립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19대 국회 때의 여론은 이 여성 국회의원들에게 여성을 대표해서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어달라는 목소리가 현재에 비해 현저히 적었습니다. 여성 국회의원들이 여성의 대표로서 느끼는 책임감은 21대 국회가 훨씬 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15%라는 숫자는 실질적인 의미는 더더욱 없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 자료 하나만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관련 법안에 관심을 두고 더 많은 입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 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2번은 남성도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이에 찬성할 수 있다는 건데, 그 누구도 여성만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적 없습니다. 당연히 남자도 그럴 수 있죠. 전 여성이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추진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경험적인 면을 살려 더 섬세한 법안을 만들 수 있고, 개인의 이해관계가 더 직접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진정성에 기반한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만약 2번이 여성 할당제가 여성의 정치참여를 유도한다는 제 의견에 대한 비판이라면, 이 개인적인 경험이 얼만큼 일반적인지는 정의당 차원에서 확인해보고 검토해야할 문제입니다.

    3번은 비례대표가 효과가 없다는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비례대표가 차별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근거지, 아무 효과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1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의 국회의원이 모두 남자였어도 남자들이 겪는 차별이 전부 사라지지는 않을겁니다. 하지만 1대 국회부터 모든 국회의원이 여성인 국회, 또는 정확히 15%만 남성이고 나머지는 여성인 국회였다면 어떻겠습니까? 남자가 겪는 차별이 지금보다 훨씬 많지 않을까요?

    산재 사망사고가 대부분 남성인게 노동시장의 차별을 보여준다는 것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할당제를 산재 위험이 높은 노동시장이나 징병제에 적용하는 것과 국회의원에 적용하는 건 경우가 다릅니다. 전자는 여성에 불이익을 줘서 남성이 겪는 어려움을 같이 겪게 하자는 거고, 후자는 여성에게 이익을 줘서 남성이 갖는 특권과 영향력을 같이 누리게 하자는 겁니다. 따라서 ‘전자가 옳지 않으니 후자도 옳지 않다’는 논리는 오류가 있습니다.

    “비례대표제를 통한 의회가 사회의 소우주로써 기능할 것이라는 전망은 한계가 있다”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한계는 있어도 효과가 없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이 한계를 넘어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목소리를 갖기 위해선 다른 노력들이 필요한 거고, 정의당이 이 다른 노력들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하시는 거라면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할당제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이 갖는 목소리가 줄어든다 혹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건 꽤나 상식에 반하는 극단적인 결론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성평등의 세상이 남녀 성비 5:5인 세상이라는 겁니다”라고 하시는데 그건 억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할당제만 도입하면 모든 평등이 이루어질거라는 당론을 내세운 적이 있나요? 정체성 정치가 유일하고 완벽한 해법이라는 당론을 내세운 적이 있나요? 그런 근거가 있다면 보여주세요 저도 같이 비판하겠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할당제는 성평등을 향한 하나의 전략이고 과정이지 도착점이나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전략으로써 할당제를 비판하시는 건 존중하고, 저는 이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위에 말씀드렸습니다.
  • 큰연못

    2020.06.10 07:47:50
    1. "큰연못님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비례대표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혹은 최소 임계점인 15%를 달성한 이후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인데"

    저는 비례대표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주장한 적이 없는 내용을 주장했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비례성의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비례성의 한계란, 저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고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연구 논문을 근거로 작성한 내용들입니다.


    "선거제도가 가져오는 비례성의 한계는 선거에 입후보하는 후보자와 일반 유권자의 차이에서도 관찰된다.

    비례대표 선거제도가 의회 구성의 비례성을 증가할지라도, 그러한 비례성의 증가는 선거경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회가 사회 전체의 소우주(microcosm)로써 기능할 것이라는 전망은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선거경쟁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적극적인 후보자들을 전형적인 사회 구성원이라고 간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러한 사람들이 전형적인 사회 구성원이라고 가정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의회 내에서 그들의 행태는 자신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재선되어야 한다는 특별한 동기에 의해 지배된다(Pettit 2009, 73).

    다시 말해 선거라는 기제가 이용되는 한 의회 내 대표자들은 사회 전체의 소우주로 기능할 수 없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특정 선거제도와 상징적 대표와 밀접한 관련을 지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선거제도만으로 상징적 대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만큼 상징적 대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정 선거제도를 우선시할 필요성은 감소한다."


    심지어 이 인용구에서조차 '이러한 논의는 결국 특정 선거제도와 상징적 대표와 밀접한 관련을 지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선거제도만으로 상징적 대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만큼 상징적 대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정 선거제도를 우선시할 필요성은 감소한다.'라고 했지, 글쓴이께서 제가 했다고 주장하시는 '비례대표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라고 한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비례대표제와 할당제는 연관성이 있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혹은'이라는 말로 묶어서 말할 성질의 것들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2. "일단 이 15%란 임계수치가 입법활동을 주도할 수 있는 수치라는 게 납득이 안됩니다. 법안을 통과시키 위해선 최소 국회의원 180명, 즉 60%의 동의가 필요한 현재 법에서 15%가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까? 이 자료에서조차도 “어느 정도 수준의 수가 임계수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최소수준의 임계수치로 제시되고 있는 의원정수의 15%를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라고 명시돼있는데, 최소수준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부터 이 자료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왜 이 연구에서 15%라는 임계수치가 입법활동을 주도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하느냐? 이것이 궁금하신거잖아요?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여성의원의 입법활동이 실질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국회 내에 단 한 명의 여성의원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해당 여성의원이 법안의 결정과정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여성의원들이 의회 내 또는 국회 내에서 실질적인 입법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를 형성하고 있어야하는 것인가?

    정치학 이론은 의회 내에서 여성관련 법안의 발의 수 및 발의된 법안의 통과여부 등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성의원 수가 일정한 ‘임계수치(critical mass)’에 도달해야한다고 한다(Dahlerup 1988; Saint-Germain 1989; Yoder 1991; Studlar and McAllister 2002; Beckwith and Cowell-Meyers 2007).

    반면, 임계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명목상 여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소수의 여성의원은 여성관련 법안에 대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임계수치 이상의 여성의원 수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수준의 수가 임계수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최소수준의 임계수치로 제시되고 있는 의원정수의 15%를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제19대 국회 원구성에서 최초로 여성의원 수의 임계기준을 만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의원 정수 300명의 15%에 해당하는 45명을 넘어선 47명의 여성당선자가 원구성에 참여하였기 때문이다.

    의원 정수가 299명이었던 제18대 국회는 41명의 여성당선자가 원구성에 참여하여 위와 같은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여성의원 수의 임계수치에 관한 이론적 논의와 국회 원구성의 변화를 고려할 때, 제19대 국회는 여성의원들의 입법활동이 남성의원들과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최초의 국회라고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이러한 여성의원들의 입법활동에 대한 기대가 제19대 국회 내에서 실현되었는지를 검증하고자 한다."


    참고로 위에서 착각하신 것이 있는데, 이 연구는 '여성 관련 법안 통과'를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여성 관련 법안 발의'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법안 발의에 필요한 최소 의원수는 10명 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수의 수치가 임계수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왜 최소수준을 기준으로 했느냐? 이게 궁금하신거잖아요?

    당연히 최소로 맞춰야 합니다. 여기에서 임계수치란, '여성의원들이 의회 내 또는 국회 내에서 실질적인 입법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를 형성하고 있어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수치니까요.

    그럼 이 최소 임계점 수치 15%는 누가 정했느냐?

    '정치학 이론'이라는 책을 쓴 저자가 정했습니다. 자세한 문의는 그 저자에게 해주세요.


    2. "따라서 이 자료 하나만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관련 법안에 관심을 두고 더 많은 입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 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국회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서 만들어진 '정책연구 용역'입니다.

    그리고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비교 분석한 자료는 실제 제 18대, 제 19대 국회의원들이 '여성 관련 법안'을 발의한 법안들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해서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게 발견되지 않는다.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한 발의과정, 심의과정, 표결과정에 걸쳐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겁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국회의원의 요청으로 작성한 정책연구 용역 결과를 신뢰하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입니다만 정체성 정치와 기계적 할당제의 오류와 한계에 대해서 토론하는데 있어서 이보다 더 신뢰할만한 근거가 또 있을까요?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19대 국회는 2016년 5월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에 터닝포인트가 된 강남역 살인사건이 터짐과 동시에 마무리가 되었죠. 이 때부터 페미니즘이 전국적 화두가 되고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19대 국회는 여성 국회의원조차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나 이를 위한 법안을 발의할 필요성을 느끼는 게 20대 국회에 비해서 월등히 낮았을겁니다.'라는 글쓴이 개인의 상상에 근거를 둔 주장보다는 훨씬 신뢰도가 높아 보입니다.


    3. "2번은 남성도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이에 찬성할 수 있다는 건데, 그 누구도 여성만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적 없습니다. 당연히 남자도 그럴 수 있죠. 전 여성이 여성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추진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경험적인 면을 살려 더 섬세한 법안을 만들 수 있고, 개인의 이해관계가 더 직접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진정성에 기반한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만약 2번이 여성 할당제가 여성의 정치참여를 유도한다는 제 의견에 대한 비판이라면, 이 개인적인 경험이 얼만큼 일반적인지는 정의당 차원에서 확인해보고 검토해야할 문제입니다.

    제가 낙태죄 폐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저 때문에 태어나지 못했던 저의 동생을 위해서이며 경제적인 사정으로 동생을 포기해야만 했던 저희 부모님을 위해서 입니다.

    '낙태'라는게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큰 상처로 남게 되는 일인지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그 당사자가 나와서 관련 정책을 이야기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저에게조차 큰 상처인 이 일에 제가 얼마나 더 공감을 해야 하는 겁니까? 그리고 여성이라고 해서 모두가 낙태를 경험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는 공동체 속에 함께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여성이 아니라고 해도, 여성 문제를 경험한 여성과 함께 살아가는, 그 여성이 경험한 여성 문제에 공감하는 누군가가 대신 나서서 대중을 설득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대중에게 하는 설득이 결코 여성보다 못하거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되려 낙태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여성보다 백배, 천배 나을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당시에 제가 설득을 해야 했던 '낙태죄 폐지 반대'입장의 대상들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도 많았으니까요.

    이게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고 정체성 정치가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할당제는 특정 정체성에 대한 상징적 대표성을 얻기 위해서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조치입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정치를 한다'는 상상력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을 때, 그 인식의 틀을 깨기 위한 것이 바로 상징적 대표성 즉, '정치하는 여성'이라는 이미지 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의당과 21대 국회는 이미 그 상징적 대표성은 달성한지 오래입니다.

    이제 '정치하는 여성'이라는 이미지는 정의당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일반화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여성의 정치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할당 비율을 더 높일 필요는 없습니다.


    4. "3번은 비례대표가 효과가 없다는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비례대표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한적이 없습니다. '비례성의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요. 아까부터 계속 제가 한적이 없는 주장을 했다고 하시는데 그러지 말아주세요.


    5. "비례대표가 차별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근거지, 아무 효과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1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의 국회의원이 모두 남자였어도 남자들이 겪는 차별이 전부 사라지지는 않을겁니다. 하지만 1대 국회부터 모든 국회의원이 여성인 국회, 또는 정확히 15%만 남성이고 나머지는 여성인 국회였다면 어떻겠습니까? 남자가 겪는 차별이 지금보다 훨씬 많지 않을까요?"

    국회의원의 성비를 어떻게 바꾸던지 간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선거제도의 한계와 모순 때문입니다.

    선거라는 제도 안에서 국회의원은 표를 먹고 살고, 유권자의 절반보다는 유권자 전체에게 잘보이는게 표를 많이 받을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니 저에게 있어 국회의원의 성별은 저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있어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정책연구 용역으로 증명도 되었죠.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해서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게 발견되지 않는다. 여성 관련 법안에 대한 발의과정, 심의과정, 표결과정에 걸쳐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6. 산재 사망사고가 대부분 남성인게 노동시장의 차별을 보여준다는 것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할당제를 산재 위험이 높은 노동시장이나 징병제에 적용하는 것과 국회의원에 적용하는 건 경우가 다릅니다. 전자는 여성에 불이익을 줘서 남성이 겪는 어려움을 같이 겪게 하자는 거고, 후자는 여성에게 이익을 줘서 남성이 갖는 특권과 영향력을 같이 누리게 하자는 겁니다. 따라서 ‘전자가 옳지 않으니 후자도 옳지 않다’는 논리는 오류가 있습니다.

    성평등은 특정 직업군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걸친 겁니다.

    '여성이 정치한다'는 상상력이 없는 것과 '여성이 군대간다'는 상상력이 없는 것은 동일합니다.

    다른 것은 오직 하나, 군대에 가는 것이 불이익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군대에 가는 것이 불이익이 아니게 만들면 됩니다.

    남성, 여성 모두 징집 대상이 되고 군 가산점제나, 병사들 월급 인상 같은 혜택을 줘서 적절한 대우를 해주면 되는 문제입니다.

    모병제로 가자는 주장도 결국, 병역의 의무를 개인의 선택으로 두느냐 국가가 강제하느냐의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 위의 방법과 같습니다.

    산재 위험이 높은 노동시장 역시 '여성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상상력이 없는 것뿐입니다.

    여성에게 불이익이라고 생각하고 못가게 할 것이 아니라 산재 위험이 없도록 안전하게 만들면 되는 문제입니다.

    그렇게 해서 안전한 직업 선택의 폭이 늘어난다면 여성에게도 이득이 되는 일이죠.

    성평등을 이야기 하면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한계는 왜 정합니까?


    7. “비례대표제를 통한 의회가 사회의 소우주로써 기능할 것이라는 전망은 한계가 있다”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한계는 있어도 효과가 없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이 한계를 넘어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목소리를 갖기 위해선 다른 노력들이 필요한 거고, 정의당이 이 다른 노력들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하시는 거라면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할당제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이 갖는 목소리가 줄어든다 혹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건 꽤나 상식에 반하는 극단적인 결론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부탁 드립니다. 제가 한 적이 없는 주장을 했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비례대표제가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할당제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이 갖는 목소리가 줄어든다 혹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주장도 한적이 없습니다.

    할당제에 대해 추가 설명하자면, 우리 사회에 어떤 상상력이 없을 때, 예를 들면 '여성이 정치한다'같은 상상력이 존재하지 않을 때, 그런 상상력을 만들어 주기 위한 용도로 할당제가 쓰이고 있고, 상징적 대표성( 정치하는 여성이라는 상상력 )을 획득할 때까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징적 대표성을 획득한다는 할당제 본래의 취지를 넘어서서 과도하게 할당 비율을 높이는 것은 결국, 우리가 당면한 문제( 여성 문제 )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로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정책연구 용역 결과를 인용했습니다.

    "굳이 여성의 상징적 대표성을 여성의원의 양적인 측면에 국한할 필요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해하기 쉽게 이번에는 일부러 짧게 인용했습니다.

    이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면, 할당제를 통해 얻고자 하는 '여성의 상징적 대표성( 정치하는 여성이라는 상상력 )을 양적인 측면( 할당 비율 )에 한정할 필요성이 낮다'가 되겠습니다.

    이래서 제가 정의당의 과도한 할당 비율( 여성 50% )을 비판하는 겁니다.

    정의당이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해 가야 할 길은 이렇게 할당 비율을 과도하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굴한 여성 정치인이 지선과 총선에서 정치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뒷받침하는 것이야 합니다.

    그러니 보여주기 식으로 할당 비율만 과하게 높게 잡지 말고 이미 발굴한 정치인들과 앞으로 정치인이 될 당원들의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자고 하는 겁니다.


    8. "또한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성평등의 세상이 남녀 성비 5:5인 세상이라는 겁니다”라고 하시는데 그건 억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할당제만 도입하면 모든 평등이 이루어질거라는 당론을 내세운 적이 있나요? 정체성 정치가 유일하고 완벽한 해법이라는 당론을 내세운 적이 있나요?"

    이번 혁신위원회 구성을 전국위원회에서 의결 할 때 여성 할당 50%, 청년 할당 30%로 잡았습니다.

    혁신위원회라 함은 앞으로 당을 쇄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하는 임시 기구입니다.

    그런 곳을 구성하는 핵심 위원들의 성비를 정의당 최고 대의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여성 50%, 청년 30%로 할당했습니다.

    이게 정의당의 페미니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성평등의 세상이 남녀 성비 5:5인 세상이라는 게 아니면 무엇인가요?

    이게 정의당이 정체성 정치를 해법으로 보는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요?

    그리고 정의당 최고 대의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이 당론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정의당 당론인가요?


    9.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할당제는 성평등을 향한 하나의 전략이고 과정이지 도착점이나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정확히 제가 똑같은 말을 해왔습니다.

    하나의 전략이고 과정에 불과한 할당제를 도착점이나 만병통치약으로 쓰고 있는게 지금의 정의당이라는 비판도 드렸고요.


    10. "전략으로써 할당제를 비판하시는 건 존중하고, 저는 이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위에 말씀드렸습니다."

    존중 감사 합니다. 답변의 내용으로 보아 제 비판을 온전히 이해하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정성스럽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이상의 토론은 서로에게 실익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마무리 하는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김현직

    2020.06.10 21:48:26
    이제야 큰연못님의 주장이 좀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저의 의견과 가깝다고 여겨지네요. 저도 비례성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선 동의하지만 그 한계의 정도에 있어서 의견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할당제에 대해서도 여성 50%, 청년 30%는 과하다, 과하지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저는 15%라는 임계수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법안 발의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입법활동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발의해서부터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수많은 허들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10명이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180명이 있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이 180명이 확보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법안을 만드는 행위의 명분은 크게 떨어집니다.
    또한 ‘정치학 이론’이라는 책을 쓴 저자가 정한 15%라는 수치는 한국의 정치 시스템이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게 아닌 일반적인 수치일텐데, 이를 전문가가 정한 수치라고 해서 의심 없이 수용하는 태도는 경계해야합니다. ‘임계점만 넘으면 충분하다’라는 주장을 펼치려면 임계점을 어디로 두는 게 맞나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자료가 지니는 한계를 뒤로하더라도, 이 자료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일 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관련 법안에 관심을 두고 더 많은 입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 되었다”라는 주장을 하실 때 “증명”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증명이란 여러개의 근거가 쌓여서 반박하기 불가능하거나 어려울 때 적합한 말이고 이 자료는 하나의 근거일 뿐입니다.

    “정의당이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해 가야 할 길은 이렇게 할당 비율을 과도하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굴한 여성 정치인이 지선과 총선에서 정치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뒷받침하는 것이야 합니다” 라고 얘기하신 것은 분명 좋은 지적이고 정의당에서도 고민해야할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할당 비율을 늘리는 것과 유망한 여성 정치인을 뒷받침 하는 것이 이율배반적이진 않다고 생각하고,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정의당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 말이 전달이 안된 것 같습니다. 정의당이 이런 할당제를 실행한다고 해서 정체정 정치를 유일하고 완벽한 해법으로 본다고 결론을 내리시는 건 부당합니다. 정의당이 총선에서 주장했던, 할당제와 관련없는, 성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가지 공약들이 있습니다.
    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html?page=2&bbs_code=JS168
    이로 미루어봤을때 정의당의 태도는 할당제만 하면 모든 게 좋아질 거라는 안일한 태도와 거리가 멉니다.

    저도 정성스레 답글 남겨주신 덕분에 의견을 정리할 수 있었고 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