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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후보 게시판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출마선언 “소외당한 사람들 위해 일하겠다”

  • 2020-02-23 13:18:11
  • 조회 685


[정의당 장혜영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출마선언문 전문]

정의당에서 모두를 위한 존엄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장혜영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예비후보 출마를 선언합니다.

저는 지금 제가 서 있는 이 곳 국회 정론관이 자기자신을 위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단상과 마이크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 국민 안에 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살려달라고, 여기 사람이 있다고, 거리에서 국회 밖에서 아무리 외쳐도 정작 국회 담장 안에서는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사람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왜냐하면 저 또한 그 중의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합니다. 그런데 그 운동장 밖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같은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는 이 사회에서 저의 한 살 어린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은 늘 운동장 밖에 앉아있는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자리는 늘 동생의 옆자리였습니다.

우리는 운동장 밖에서 자란 아이들입니다.
너는 장애가 없잖아, 네가 동생 몫까지 더 열심히 뛰어야지.
그렇게 운동장 안으로 떠밀려 들어가면서도 밖에 혼자 앉아있을 동생이 눈에 밟혀 공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마음껏 뛸 수 없었습니다.

저와 동생은 더 이상 어린아이들이 아니지만 우리 자매는, 그리고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운동장 밖에 앉아있습니다.
장애에 대한 돌봄이 오로지 그 가족의 몫으로만 남겨져있는 이 사회에서,
여전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같은 시민으로 바라보지 않는 이 사회에서,
사람에게 끝없이 등급을 매기고 위아래를 나누며 능력이 없으면 불행해져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알아서 살아남거나 아니면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존재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운동장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자기가 나고 자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한 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가난은 노력해도 극복이 안 되나요, 라고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여자소년원의 중학교 2학년 청소년이 있습니다.
내가 느끼는 나의 성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성별을 말할 때 자기가 소속된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동이라 불리지 못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 폭력이라 불리지 않는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이곳을 찾아왔지만 기본적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주민과 난민들이 운동장 밖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존엄하고 평등한 시민'이라는 고귀한 말은 이미 그 빛을 잃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시민의 존엄을 결정하는 척도는 지금 가장 강하고 부유한 이의 삶이 아니라 가장 연약하고 가난한 이의 삶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밖에서 인격을 가진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몸뚱이 취급 받으며 조용히 죽어가는 사람들, '가난해서 미안하다'라고 유서를 남기고 죽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사라지는 것은 바로 우리의 존엄입니다.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연약한 사람이 존엄으로부터 소외당할 때 함께 소외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존엄입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를 기다리는 미래는 어떤 미래입니까.

사물과 사람이 이토록 촘촘히 연결된 2020년 초연결 사회에서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삶과 존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도 없이 툭툭 끊어져 나가고 있습니까.
왜 청년들은 고립감과 우울에 시달리며 죽음을 고민하고 있습니까.
왜 노인들은 한 인간으로서 마지막까지 존엄한 삶을 누리기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저 하나의 몸으로 살아갈 준비를 스스로 하고 있는 것입니까.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스스로의 존엄을 포기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것이 우리가 말해온 끝없는 성장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미래입니까.
혹시 그 미래의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까.
그 미래는 혹시 운동장 밖 사람들의 미래를 희생해야 비로소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까.

정치는 왜 여기에 분노하지 않습니까.
지금 정치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 헌법이 약속한 시민의 자유와 평등, 존엄의 그 귀한 가치를 모든 시민을 대신해 지키겠다고 약속했던 정치인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가버렸습니까.

지금의 정치는 단호해야 할 것들 앞에서는 단호하지 못하고 마음을 열어야 할 사람들 앞에서는 마음을 열지 못하는 정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의 정치는 불평등에 단호히 맞서지 못하고, 힘있고 돈있는 사람들의 잘못에 단호히 맞서지 못하며, 자기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한 정치가 되어버렸습니다.
못 가진 사람들, 운동장 밖의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닫아걸고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 정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사람들이 떨어져내리고 있는데 변화는 미흡하고 더딥니다.
변화를 주도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변화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용케 버티던 사람들마저 하나둘 지쳐가고 있습니다.
모든 인류가 단호히 힘을 합쳐야 겨우 해결이 될까말까한 전지구적 위기들은 또다시 운동장밖의 사람들을 그 첫 희생양으로 삼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 함께 살아가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이토록 불확실한 시대를 함께 헤쳐나가야 하는 동료 시민들입니다.
우리 자신과 동료 시민들의 존엄한 삶과 죽음을 위해 이제 정치를 움직여야 합니다.
존재는 하되 권리는 없는 인간으로 치부되어 왔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쩌렁쩌렁 울려퍼질 때, 우리는 비로소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미래를 향해 열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과 불평등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평등과 다양성이 살아숨쉬는 공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치를 정의당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시민들께서 정의당에 품으셨던 기대와 실망을 압니다.
그 모든 것을 끌어안겠습니다.
당원들께서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지켜온 귀한 진보의 가치를 오롯하게 이어받겠습니다.
저는 정의당의 능동적 변수가 되어 정의당의 당원 여러분, 그리고 우리 사회의 시민 여러분과 함께 정의당의 풍경을 바꾸고 정치의 미래를 바꾸어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저에게 운동장 밖의 사람들을 위해, 모든 동료 시민 여러분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
아직 이곳 국회에 제대로 울려퍼진 적 없는, 그러나 진작 울려퍼졌어야 하는 목소리를 정의당과 함께 내겠습니다.
미래를 바꾸겠습니다.
더 좋은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함께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0년 2월 5일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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