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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태수의 월요 편지] 정무조정회의와 1호 법안 논란
어제는 대구교육청 현관에 차려진 전교조 합법화를 촉구하는 농성장에서 잤습니다.
해직자 9명을 조합원으로 뒀다는 이유를 들어 조합원 6만명의 합법적 지위를 박탈한
이른바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고 전교조의 합법적 노조 지위를 회복하라는 요구와
강은희 대구교육감의 불통 교육행정의 시정을 요구하는 농성이 오늘로 벌써 32일째입니다.
적폐청산을 외쳐온 이 정부가 행정명령 취소 처분으로 간단히 끝낼 일을 법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미뤄온 것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정치의 역할을 포기하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정치적 미사여구가 답답할 뿐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일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모든 이들의 노력을 지지하면서 월요 편지 띄웁니다.

1. 낯설고 이상한 이름, 정무조정회의라는 게 있었다.
지난 한주의 이야기도 정의당 혁신의 이야기로 채웁니다.
지난 주 화요일, 중앙당이 팀장들과 간담회를 하던 중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당에 정무조정회의라는 게 있었다는 겁니다.
듣도보도 못한 것이라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당의 중요한 일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회의단위라는 것이었습니다.
당헌 당규에도 없고, 어떤 문서에서도 확인하지 못했던 회의체가 당의 중요한 일을 결정했다니, 순간 뜨악했습니다.
어떤 경우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서 의논할 수는 있어도 결정까지 한다면 이건 공식적인 당의 회의체여야합니다.
그런데 팀장들도 그 구성과 운영을 잘 몰랐고, 그 회의체에서 어떤 논의와 결정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니 너무 놀라웠습니다.
당직자 전체 인사 자리와 당직자 설문조사에서도 중앙당에 토론이 사라지고, 당의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몇 가지 더 사실관계를 확인해야지만 당내 민주주의가 상당히 훼손되어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읽었습니다.

2.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논란, 소통의 문제가 아니다.
당은 총선에서 제21대 국회에 제출할 당의 1호 법안으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약속했습니다.
1호 법안은 당이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이 시대 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지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각 정당은 1호 법안을 신중히 가다듬고, 개별 의원들도 자신들의 1호 법안에 공을 들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당은 약속했던 차별금지법이 아니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11일 제21대 국회 첫 번째 법안으로 발의했습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은미 의원도 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1호 법안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총선 당시 차별금지법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조광수 당원은 반발했고, 성소수자위원회 등 당내에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심상정 대표가 사과하고, 차별금지법 입법을 담당한 장혜영 의원도 사과를 표했지만 이 논란은 당의 여러가지 모습을 압축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이 압도적인 힘을 가진 국회에서 정의당 원내 전략은 무엇인지, 중요한 정치활동인 원내 전략을 원내에만 맡겨두는 것이 적절한지,
대중의 열망을 정치와 연결시켜 세상을 바꾸겠다는 진보정당의 입법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당의 부문위원회는 어떤 위상의 조직인지 등
유기적 생명체로서 정의당이 활동하고 있는지와 정의당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1호 법안 논란이 던져주었습니다.
소통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는 우리가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거나 가리는 것입니다.
결국 1호 법안 논란은 지금 혁신이 왜 필요한가와 혁신의 과제와 방향이 무엇인지를 드러냈습니다.

3.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한다.
혁신위는 본격적으로 당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잘 준비되지 않은, 좀 늦은 혁신위의 행보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지금 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당원들의 고민도 크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역시 혁신(과정)은 만만치 않음을 여러 간담회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쳐있기도 하고, 방향을 못 찾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모습들에서 혁신(과정)에 대한 기대치도 낮은 걸 봤습니다.
많은 당직자들과 당원들이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렵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알 수 없고, 그 결과가 기대 이하의 실패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실패에 대한 머뭇거림이 지금 우리의 선택일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내딛어야합니다. 앞을 살피고, 뒤도 되돌아봐야 하고, 다른 이들의 걸음도 놓치지 말아야 하기에 조심스럽고 신중해야하지만 내딛어야합니다.
그리고 우린 내딛기 위해 혁신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당직자들과 당원들의 그 불안과 두려움이 제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의지로 낙관하렵니다.
다른 어떤 실천과 결과보다 지금 이 시대 우리의 소명은, 어쩌면 의지로 낙관하는 바로 그 태도를 갖는 것은 아닌지...

오늘도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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