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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결국 통과한 가덕도 특별법,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주장] 전례 없는 법안, 수많은 부작용 우려... 선거만 바라보는 여당과 제1야당

[정재민 기자]

기사원문보기 결국 통과한 가덕도 특별법,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 네이버 뉴스 (naver.com)
 
▲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여야 의원 투표 결과는?  동남권 신공항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는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29인 중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투표 결과가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찬성은 녹색, 반대는 붉은색, 기권은 노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돼 있다.
ⓒ 남소연

지난 2월 26일 찬성 181표, 반대 33표, 기권 15표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아래 가덕도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0년 11월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가덕도특별법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 각종 특혜를 담았고, 입법 검토과정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안정성·시공성·환경성·경제성·접근성·항공수요 등 총 7개 항목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됐다. 사업비도 부산시 추산 예산보다 훨씬 많은 최대 28조 원(국토교통부 추산)이 투입될 것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26일 본회의 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법 통과로 가덕도 신공항은 되돌릴 수 없는 국책사업이 된다"며 "18년간 부산·울산·경남 800만 시민의 가슴을 애타게 했던 소모적 논쟁도 종지부를 찍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말은 바로 하자. 도대체 18년간 이어진 논쟁에 누가 불을 붙였나?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 18년간 민주적 논의와 합의를 뒤집은 법
 
동남권 신공항은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의 김해공항 돗대산 추락사고를 계기로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타당성 검토를 공식 지시한 후 18년 동안 수많은 논의와 검토를 거치면서 진행된 사업이다.

어느 곳에 신공항을 지을지, 입지 선정을 놓고 밀양 하남과 부산 가덕도로 나뉘어 지방자치단체간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전면 백지화됐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2015년 1월 영남권 5개 시·도 지자체장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2016년 국토부가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을 짓기로 부지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 절차가 진행됐다.
 
한 마디로 18년간 수많은 논의 끝에 5개 시·도가 정치적인 합의 이후 국토부가 절차를 거쳐서 김해신공항 부지를 확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진행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특별법'을 추진, 국민의힘이 야합함으로써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그것도 그동안 신공항 부지 선정과정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가덕도를 특정해서 특별법을 추진했기에 문제가 터진 것이다. 

전례없는 법안
 
▲ 가덕도 공항 예정지 선상 시찰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에 통과된 '가덕도특별법'은 대한민국 입법 역사상 최악의 오점으로 기록될 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에 정부의 부처들이 나서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는 법이 또 있을까? 주무 부처인 국토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방부, 해수부, 환경부 등 모든 관련 부처가 경제성·안정성·형평성 등을 지적하며 반대와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모든 것을 무시하고 숫자로 밀어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부처의 의견을 경청하고 신중한 입법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가덕도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독려하고 "2030년 이전에 완공시키려면 국토부가 '역할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변창흠 국토부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마치 국토부가 가덕신공항을 반대한 것처럼 비쳐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가덕도라는 지극히 협소한 특정 지역이 법안명과 법안 본문에 들어가는 법을 만드는 것도 전례가 없다. 이는 앞으로 OO공항, △△철도, ◇◇도로 특별법 등 수많은 특별법이 추진될 수 있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공항·항만·도로를 포함한 모든 사회 기반 시설은 정부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통해 입지를 정하고 사업비 등을 추산한 뒤 그에 기반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가덕도특별법'은 아직 부지도 선정이 안됐는데 무조건 가덕도에 공항을 지으라 명령하는 법을 만든 것과 같다.

게다가 이 법은 군사시설보호법·물환경보전법·하천법·하수도법·농지법·대기환경보전법·산림보호법·항만법·화재소방안전법 등 31법에 따른 각종 인·허가, 승인 절차도 다 건너뛸 수 있도록 했다. 막장도 이런 막장법이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러나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춘-박인영-변성완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후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쯤되면 심각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런 법을 만든 것인가? 오로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해야만 차기 정권을 지키거나, 찾아올 수 있다는 계산 때문에 표를 사서라도 말도 안되는 법안을 추진한 것이다.
 
고작 1년 남짓한 임기의 부산시장 공약을 위해 지난 모든 논의와 절차를 일거에 무력화하고,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법을 만드는 것이 과연 맞는가?

백 번 양보해서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된다고 해도 언제 지어질지는 알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무려 10년 후에나 지어질 공항을 두고 오직 선거만 생각하면서 법을 추진하다니 염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제 시작  
 
▲ "여기가 가덕 신공항" 부산시가 공개한 가덕신공항 예상도.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근본 재검토"로 결론 내면서 가덕 신공항 추진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부산시

법은 통과됐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예정대로 건설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안정성 문제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타당성 연구에서 가덕도는 김해, 밀양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가덕도 일대 바다는 수심이 깊고, 산이 가파르며, 확장성도 적어 공항입지로는 최악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또한 국토부도 이달 초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가덕도는 외해에 직접 노출돼 조류와 파도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활주로가 두 번 이상 외해에 노출돼 부등침하가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라고 밝혔다. 공군은 항공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된다고 했고, 해수부는 부산신항을 오가는 대형선박과의 충돌을 경고했다.
 
둘째는 엄청난 환경파괴 문제다. 시민사회에서는 외해에 공항을 만든다는 가덕도의 입지적 한계 때문에 "연약지반 최대 35미터, 표고 40미터를 합쳐 최대 106미터의 성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보고서에서 '매립면적은 인천공항의 12% 수준이지만 매립토량은 인천공항의 1.4배에 달하고, 가덕도 해상매립공사기간만 6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상 매립에 필요한 1억6300만㎡의 대규모 토량을 주변 생태자연 1등급의 국수봉, 남산, 성토봉에서 전량 확보할 계획으로 엄청난 환경파괴가 예상된다. 오죽했으면 심상정 국회의원이 "산이 바다로 가는 가덕도 신공항,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이라고 평가했겠는가.
 
셋째, 천문학적인 예산수반과 유지보수비용 문제다. 국토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선과 국내선 활주로 2본(개)을 건설하고, 여기에 기존 김해공항에 있는 군시설을 이전할 경우 최대 28조6000억 원의 예산이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또한 공사기간이 지연되거나 길어지는 과정에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반 침하에 따른 유지보수비용이 계속 수반되며 일본 간사이 공항이 비슷한 이유로 개항 후 유지·보수·관리 비용에 10조 원 가까이 투입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환경파괴, 토건 적폐사업이라고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의 23조 원보다 큰, 30조 원에 가까운 최대 토건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면서 수많은 절차상 문제들을 무시하고 선거용 토건사업을 밀어붙였다.
 
문재인 정부는 기후위기 비상대응을 위해 2050년 탄소배출 제로 선언을 했고, 국회에서도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앞에서는 그린뉴딜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인 항공 부문의 감축에 역행하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장관인 한정애 의원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다는 것은 얼마나 앞과 뒤가 다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이런 수많은 문제에도 오직 선거의 유리함만을 놓고 PK와 TK로 나뉘어져 갈팡질팡하며, 가덕도특별법 통과에 야합한 무능력한 제1야당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이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  20여 개 단체로 이루어진 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지난 2월 25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김보성

가덕도특별법이 통과됐다 하더라도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던 국토부, 기재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는 철저한 검증에 나서야 한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이런 절차들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한 제대로 된 사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위와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철저히 검증을 해야 한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 역시 면제할 수 있다고 했지 완전히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예비타당성 조사 검증을 통해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안정성, 경제성, 형평성 등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 만약 부적격으로 결론이 난다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당연히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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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정재민씨는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언론사에도 송고되며 필자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hcry99)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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