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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의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반대토론문 전문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 인근 바다를 둘러보시며,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니 가슴이 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제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서, 이 나라가 나라답게 가고 있나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국토부 장관만 잡도리한다고 될 일입니까?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 대해서는 국토부만 반대한 게 아니고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방부, 해수부, 환경부 등 모든 관련 부처가 반대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장관들이 다 정치적 반대자라서 그랬겠습니까? 아니면 각 부처가 자신들의 기본 업무에서조차 오답을 낼 만큼 부실한 정부라는 겁니까? 

대통령이 지휘하고 있는 정부에서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라면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선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여당 지도부에게 신중한 입법을 주문하셨어야 합니다. 그것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가덕도까지 가서 장관들을 질책하고 입도선매식 입법을 압박하고 사전선거운동의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여당 지도부는 가덕도 신공항을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못 박아, 18년 논란의 종지부”를 찍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가덕도인가’에 대해서  1당과 2당이 담합했다는 거 말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놔야 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활주로 1본이면 12조, 2본이면 18조, 김해공항을 없애고 가덕도로 집중할 경우 28조 6,0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법에서 말하는 가덕도 신공항은 이 중 도대체 어느 것입니까? 이 자리에 알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 지난 18년간의 논의과정은 파쇄기에 넣어버리고, 절차도 생략하고, 어떤 공항인지도 모르고, 입지 선정을 법으로 알박기하는 일은 입법사에도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오늘 가덕도특별법이 통과된다면 이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제1야당 국민의힘이 야합해 자행된 입법농단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최대 30조 예산이 소요되는 백년대계 국책사업입니다. 사전타당성조사는 간소화하고 예비타당성조사는 면제하자고 합니다. 의원들님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봅시다. 지금 이 자리에서 패스트트랙을 태워야 할 만큼 시급한 법이 가덕도특별법입니까 코로나 손실보상법이어야 합니까? 국가가 진즉에 책임졌어야 할 코로나 손실보상법은 재정을 핑계로 기약도 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민들 앞에 염치가 없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도입하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확립한 국가재정사업의 시행원칙이자 확고한 철학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때 꼼수를 동원해 예타제도를 훼손시킨 바 있는데, 이번 가덕도특별법은 예타제도의 명줄을 아예 끊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렇게 선거의 희생양으로 쉽게 생각해도 되는지 다시 묻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문제입니다. 애초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김해공항의 안전 문제 때문에 동남권신공항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더 위험한 공항을 짓겠다는 겁니다. 바다를 매립해 지은 공항들은 많지만 가덕도 신공항처럼 외해에 추진하거나 부등침하 가능성이 높은 활주로는 해외에서도 전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공군은 항공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된다고 했고, 해수부는 부산신항을 오가는 대형선박과의 충돌을 경고했습니다. 어제 대통령께서 최대수심이 22미터라고 짚어주셨는데 거기에다 연약지반 최대 35미터 표고 40미터를 합쳐 최대 106미터의 성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은 상상이 되십니까? 이걸 하려면 주변 생태자연 1등급의 국수봉, 남산, 성토봉을 산 세 개를 다 절취해서 바닷속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배가 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이 바다로 가는 사업입니다. 그런데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가덕도특별법은 18년 논란의 종지부가 아니라 새로운 파국적인 갈등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부산경제를 다시 일으켜 달라는 부산시민들의 절박한 외침에 선거공항, 매표공항으로 민심을 호도하는 오늘의 무리수는 무거운 후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정치는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덕도특별법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2월 26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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