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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이 말한다

  • 당원들께 절망감을 주는 혁신위가 되진 맙시다

어제 혁신위 회의가 있었습니다. 간담회 일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진행된 첫 회의였습니다. 오늘은 회의에서 느낀 점과 제 고민을 있는 그대로 당원 분들께 말씀드릴까 합니다 (모든 글들이 그렇지만 오늘은 특히 더 제 개인적인 느낌과 해석이라는 점을 밝혀두겠습니다).

 

최종안 작성을 앞두고, 혁신위는 어제 8/1(토) 혁신안 성안 방식을 결정하고, 8/3(월) 강령 개정/어젠다/당의 지향에 대한 내용을 결정하고, 8/5(수) 쟁점 의제와 보완 의제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회의에서 우리는 혁신안 성안 방식, 다음과 같은 사안을 놓고 종일 다뤘습니다.

1. 단일안으로 제출할지,

2. 복수안으로 제출할지,

1-1 단일안으로 제출한다면 몇 명 이상의 동의로 단일안을 확정지을지,

2-1 복수안으로 제출한다면 몇 명 이상의 동의로 제2안을 인정할지

 

그리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토론을 하는 내내, 단일안을 주장하는 쪽과 복수안을 주장하는 쪽이 의견이 좁혀지지 못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복수안을 주장하는 쪽은 ‘초안에 대해서 이도저도 아닌 혁신안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 사실이고, 진단과 해결 방안이 다른 것에 대해 인정하고 각각 다른 안으로 제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였고, 단일안을 주장하는 쪽은 ‘혁신안을 복수안으로 제출하는 것은 책임을 다하지 않는 행동이며,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둘 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주장들의 이면에는 지도체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고, 이 때문에 생산적인 논의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며 계속 똑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도체제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생각한 혁신 내용에는 지도체계에 대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우리 당의 지도체계가 대표체제라서 또는 최고위원제가 아니라서 총선에 패배한 것도 아니고, 당원들이 탈당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재 우리 당의 위기 상황과 지도체계를 연결시키지 못했고, 지도체계 변경에 대한 의견을 수많은 혁신위 회의를 거치며 들은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제와 같은 상황을 거치며, 며칠 전 혁신안 토론회에서 이정미 대표가 “역설적으로, 이번 혁신위 구성과 운영을 보며 ‘집단지도체제’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 권한이 1/n이면 책임도 1/n로 나누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꼭 현재의 위기 상황과 지도체계가 연관이 있지 않더라도, 평상시 오류가 있었다면 혁신위 기간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오류는 부대표 직위가 선출직임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과 권한이 분명하지 않고, 당헌 상 부대표의 역할을 ‘대표를 보좌’하는 것으로 명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표단 회의를 신설하여 부대표가 당의 주요 의사결정과 집행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혁신안 초안의 내용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대표에게 부여하는 권한이,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대표의 권한을 약화하는 방식이거나, 부대표의 수가 필요 이상 과도하게 늘어나서는 안 됩니다. 당의 주요 사업의 집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증원을 하겠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현재 정의당에는 더 많은 부대표가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부대표를 늘리는 것은 뚜렷이 할 일도 없는 고위 관료를 늘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당에는 아직도 어쩡쩡하게 남은, 좋지 않은 정파 구조가 있습니다. 그 정파 구조는 지금의 혁신위에도 그대로 들어와 있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왜곡된 구도로 들어와 있습니다. 당의 정파적 상황을 알고 있는 분들은 혁신위원 추가 선임 때부터 혁신위 내의 정파적 편향을 우려했고, 저 역시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적인 혁신위 활동을 위해서라도 모든 혁신위원들이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합리적인 분들이라 생각하며 회의에 임해왔고, 실제로 저마다의 합리적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지도체제에 대한 문제, 더 정확하게는 부대표의 수를 늘리려고 함에 있어서는 12명의 위원들이 정말 견고하게 단합하고 있고, 생산적인 토론이 어렵습니다. 그렇게 2/3을 점한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부대표 수를 7명, 9명, 또는 그 이상으로 늘려야할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저는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논거로는 부대표를 7명, 9명 이상 늘려야할 이유가 납득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보정당의 역사를 볼 때, 부대표가 늘어날 경우 그 역효과가 더 우려된다는 논리가 더 타당합니다. 현재 부대표의 수를 늘리자는 주장의 배경에는 고위 당직에 대한 정파들의 숫자 계산 밖에 없습니다. 큰 정파 출신이 몇 명의 지분을 차지하고, 대중적인 인물이 1명 들어가고, 청년, 여성 할당을 고려할 때, 흔히 좌파연대라고 불리는 세력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7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숫자 놀음이 우리 평범한 시민 당원들에게 얼마나 절망적입니까. 저는 정파도 없는 개인의 혁신위원으로서, 저와 같이 정파없이, 그저 정의당을 지지하고 좋아해서 이 당에 있는 대다수의 당원들을 생각하며 이런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혁신위 최종안 작성을 앞두고 강령/어젠다/당의 방향과 추가 의제에 대한 안건을 첨부파일과 같이 제출하였습니다. 남은 기간 혁신위가 불필요한 갈등이 아니라, 정말 우리 당과 당원들에게 중요한 주제에 대해 생산적인 토론을 진행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 역시 그런 회의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참여댓글 (1)
  • 오늘 고용센터 가는 날

    2020.08.03 06:41:55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예요. 빨리 탈출하세요. 화병으로 쓰러지기전에... 예로 어디 한국 교육이 제도만의 문제던가요?! 좋은 제도도 똥같이 만들어버리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 모두의 문제지... 아 필명.... 전당원!!! 오늘 고용센터 가는 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