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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4.0

  • [2기] 정치의 전당에서 더 좋은 정당 상상하기 [진보정치 4.0 아카데미 2기 뉴스레터 ② / 김대현]
우이동 계곡에서의 입학식 이후 두 번째 수업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양화대교를, 당산철교를 건너며 의사당 전경을 차창 너머로 많이 봤지만 들어가보기는 처음이었다.
며칠 전 국회 경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력집회의 여파로
의사당 앞에는 차벽이 둘러쳐지고 경찰의 경계가 삼엄했다.



뜻밖에도 내 생애 가장 안전한 환경에서 들을 수 있게 된
이날 수업의 주제는 '정당과 현대 민주주의'.
정치발전소 김성희 상임이사가 강연자로 나섰다.
정치는 무엇이고 정당은 무엇이며,
어떤 정당을 만들어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보는 자리였다.

정치는 공동생활에서 필수적이고 내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인데도
왜 사람들은 정치를 그저 싸움박질이나 하는 한심한 짓이라 바라보는지,
그리고 이러한 냉소주의가 우리의 삶을 나아지지 못하게 하는 이유에 대해 배웠다.




다원성은 민주주의의 기초

지난 주에 이어 이 날 수업에서도 강조되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다원성이 민주주의의 기초라는 점이었다.
마치 갈등(葛藤)이라는 단어를 이루는 칡과 등나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감기며 단단히 얽히듯,
그럼에도 동시에 그 둘이 결합되어야 자빠지지 않고 설 수 있듯.
민주주의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었다.
사회를 부분(part)으로 대표하는 정당(party)이 각 계층과 집단의 다양한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좋은 정당은 하나여서는 안 된다.
의회로 나아오고 정권으로 진출하는 당 하나하나가 시민의 뜻과 필요를 올바르게 제도화하는 집단이어야 한다.



정당을 이해하는 방법으로서 정당체계와 정당조직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정당체계는 정당 간 관계를 의미한다.
하나의 당에 의한 독재냐, 양당제냐 다당제냐 하는 구분이 정당체계론 안에서 이루어진다.
반면 정당조직은 하나의 당에 대한 분석이다.
당의 각 조직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기능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정당체계는 다원적이어야 하고, 정당조직은 유기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입장들이 다양한 입장을 통해서 대변되어야 하지만,
개별 정당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긴밀히 결합되고 소통이 원활한 것이 좋다는 설명이었다.



시민과 권력 사이에 놓인 징검다리

수업에 이어, 조별로 모여앉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1. 정의당에 왜 왔는지,
2. 이 당에 가입하고 나니 어땠는지,
3. 바람직한 정당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하고,
내용을 모아 발표자가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발언시간을 1분으로 제한하다 보니 속도감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1분 내에 핵심을 요약하여 말하는 것에 다들 조금은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다들 다른 언어로 말했지만,
다양성을 수호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강한 정당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가지였다.



수업을 마치고 국회를 나서는 길. 본회의도 임시회도 없는 주말의 국회는 적막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시위하는 확성기 소리만이 허공을 메웠다.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비가 되어 인상적이었다.
저 울타리 너머에서 ‘문재인 빨갱이’를 외치는 시민 개개인과 의회 사이에는 무엇이 놓여야 할까.
무엇이 시민과 권력 사이를 매개해야 할까.

바로 정당이다.
사회갈등을 적절히 통합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좋은 정당이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정당을 상상해야 한다

‘좋은 정당’이 꼭 필요한 이유를 몸소 보여 준 반면교사가 있었다.
지난 1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 본관 앞을 쇄도해 들어와 정의당 농성장을 기습하고
폭언과 모욕을 일삼은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이 이겼다”며 불법집회를 사실상 독려하고 나섰다.
정당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정치인의 초상이었다.


선거제도 개편을 비롯한 개혁법안의 표결이 임박한 지금,
우리는 더 나은 정당을 상상해야 한다.
여당이 두려워하는 야당이 되는 일,
나라살림을 잘 해낼 실력을 갖춘 집권당이 되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윤리적인 정당이 되길 바란다.



진보정치4.0 아카데미를 통해 좋은 정당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길 바랄 뿐이다.

진보정치 4.0 아카데미 2기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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