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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기 당직선거

  • 이현정은 누구인가? - 1편









이현정 후보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이현정 후보가 살고 있는 집이었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높은 이현정 후보의 거주지는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조금 오래된 아파트였다. 마을버스에서 내리자 정겨운 과일가게와 동네 슈퍼마켓이 있는 곳, 공기가 서울도심과는 확연히 다른 그런 곳이었다. ‘역시 생태본부장이 살고있는 곳은 다르군.’

 

벨을 누르자 민낯의 후보가 나를 반긴다. “진주씨 어서와요~!”. 선거 중이라 피곤이 얼굴에 조금 있는 기색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진주씨, 바지 줄까요?”. 퇴근 후 바로 찾은 후보의 집이라 불편한 내 옷차림을 간파한 것이다. “아유 네 너무 고맙죠, 감사합니다.”, “맞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입어봐요!” 그리고 바지를 받았는데, 예상외다. 옷에 고양이 털이 많지 않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현정 후보는 오랜 시간 고양이 집사 생활을 해오고 있다. 사실 후보의 집을 굳이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겠나. 바로 얼마전 후보가 입양한 노란 고양이 ‘따루’와 후보의 오랜 친구 ‘앵두’를 보기 위함이 아니겠나. 아무튼 고양이 셋을 오랜시간 모시고 있는 나로서도 집에서 입는 편안한 옷에 고양이 털이 이정도밖에 붙어있지 않다니 이상한 노릇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의문을 가진 채 집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이현정 후보의 집은 놀라우리만큼 깨끗했다. 바닥에 먼지도 없고 이불에 고양이 털도 없고 물건들 또한 카테고리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후보님, 생각보다 집이 깨끗하시네요?”. “생각보다라뇨? 하하하. 그렇게 깨끗하진 않은데? 제가 겉으로 보기엔 깨끗해보이지 않나봐요 ㅜ”, “늘 바쁘게 사셔서 이렇게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계실 수 있는지 신기해요. 요즘 저희집은 정말 난장판이거든요.”, “저는 분류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호구조사.. 아니 인터뷰를 시작해볼까요? 현정씨는 고향이 어디죠? (호칭은 편안하게 ㅇㅇ씨라고 부르기로 함.)

-지금은 나로호로 유명해졌지만, 당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고흥’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서울로 6살에 이사를 왔죠. 서울로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천식’에 걸렸어요.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았겠어요.

-네, 이유도 모른 채 종종 숨을 쉬기가 너무 어려워서 심전도 검사도 하고, 이것 저것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다녔으니까요. 저희 둘째 오빠는 꾀병 부리는거 아니냐며 놀리기까지 했다니까요. 그러다 중학생 때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쓰러진거에요. 그 때 정확한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는 생소한 병이었나봐요 ‘천식’이라는 병이.. 의사선생님이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호주나 뉴질랜드같이 공기 좋은 나라로 이민 가라.’고 하셨죠.

그 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왜 서울로 온 이후부터 갑자기 숨 쉬기가 어렵고 아프게 되었는지를요.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현정씨가 환경공학과를 전공으로 택했군요.

-네 맞아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자연스레 ‘환경공학과’가 보이더라고요. 마침 학교 대표로 과학 경시대회를 나갈 정도로 과학을 잘했기도 했고요.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아무튼 그 과의 ‘Doctor for the Earth’ 즉, 지구를 고치는 의사가 되자는  그 모토가 제 마음을 끌기도 했어요.

 

정말 자연스럽게 환경고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었겠어요.

-네. 꼭 환경공학과에 진학하지 않았어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졌겠지만, 지금과 같이 전문적 접근은 어려웠겠죠. 환경공학과에서 공부하며 얻은 지식이 지금의 제 토양이에요. 폐수처리공학, 대기오염방지공학, 폐기물처리공학과 같은 과목을 배우고, 인천 매립지, 하수처리장, 소각장 등등 많은 현장을 다니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환경문제의 실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환경문제로 갈등을 겪는 여러 지역들을 보면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대학에서 배우는 도시와 문명의 배설물을 치우는 기술만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에 꼬리를 물다보니 법대, 행정학과, 경제학과 등에 개설된 다양한 환경관련 과목들을 찾아 수강하고 있는 저를 봤죠. 그렇게 환경 정책과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네요. 빨리 끝낼게요.

 

아니에요, 우리에게 시간은 많으니까요. 천천히 하세요.

-다양한 책을 번역하거나 지은 사람들을 쫓아가다 보니 통합학문을 지향하는 대학원이 보였어요.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여기에서 다양한 공부를 하고 환경 정책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환경과 도시와 관련된 여러 과목을 공부하고, 특히 도시의 구조, 물순환의 왜곡 등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면서 바쁜 7년을 보냈고, 2010년 2월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게 됐죠.

 

그렇군요. 역시 왜 현정씨가 2016년 정의당의 ‘녹색 정의’ 비례 후보로 선출되었는지 알겠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실은 그 때 저는 현정씨가 말하는 ‘녹색 정의’가 지금 당장 내 삶과 너무 동 떨어져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내가 먹고사는 것과 환경 문제는 뭐랄까, 이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삶의 질이 높아져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게 ‘미세먼지’ 더라고요. 이게 내 업보(?) 아니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데도 여전히 환경문제와 노동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는 감이 안 오던 중 현정씨가 ‘고 김용균 노동자’의 이야기를 해줬던 게 가슴에 맺혔어요. 다시 한 번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고 김용균 동지가 계셨던 태안화력발전소는 아니지만 근처의 당진화력발전소의 높은 곳에 올라가 본 적이 있어요. 24시간 돌아가야만 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김용균 동지가 희생되었을 때, 야적장에 쌓인 엄청난 양의 석탄이 불과 3일차라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어요. 저는 고 김용균 동지와 같은 노동자를 값싸게 부리는 산업체도 문제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스물넷 고 김용균 동지의 죽음에는 그 전기의 상당 부분이 향하는 곳,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곳에도 큰 책임이 있지 않을까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수도권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환경과 삶, 그리고 노동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네, 저도 이전과는 시각이 많이 변했어요. 환경문제는 내 삶과 직결되는 가장 큰 문제라는 걸요.

아무튼, 주제를 바꿔볼게요. 현정씨는 어떤 계기로 진보정당에 입당하게 되었죠?

-저는 너무 자연스러워서요, 고등학생 시절 교외 독서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그 모임출신의 대학생 선배들이 다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었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민중가요 부르고 다니고요 하하하. 진보정당의 문화를 어린나이 때부터 흡습했달까요?

 

마치 정의당의 예비당원협의체 [허들]이 생각나네요.

-네 하하. 정말요. 그래서 [허들]에 계신 예비당원 분들 보면 제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생각나곤해요.

 

그렇군요. 첫 정당은 무엇이었나요?

-진보신당이예요. 처음부터 당에 입당해야겠다는 생각을 한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입학 후 운동권 선배들이 먼저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이현정은 뭔가 운동권 분위기가 난다나요? 하하하. 하긴 그럴만 하죠. 고등학생 시절부터 민중가요를 부르던 분위기가 어디가겠어요. 그래서 인연이 자연스레 이어져 진보신당에 입당하게 되었죠.

 

그렇군요. 저는 참고로 첫 정당이 정의당이에요(갑작).

그런데, 정당에 가입을 했다고 해도 지금의 현정씨처럼 다 정치를 아니잖아요?

-대학교를 다닐 때 이곳 저곳에서 권유를 했어요. 어떤 곳에선 자기 팀에 들어와 ‘사무국장’을 해줄 수 있겠냐, 또 다른 곳에선 자신과 함께 ‘부위원장’을 해보지 않겠냐고요. 다양한 활동을 해보니 저는 정치인으로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협치하는 과정을 해나갈 때 가장 재미있더라고요. 아마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현재의 제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긴, 태어나서부터 정치인은 없으니까요. 그런 경험들이 현재의 이현정을 만들었군요. 학내 정치를 벗어나 본격적인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시점이 있을까요?

-전 국토에 걸친 강 개조 프로젝트.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다들 아실거에요. 저는 2010년 2월 박사 학위를 마치고 4대강 사업 현장에 실제로 가보게 되었어요. 현장에서 실제로 보니 더욱 더 그 사업의 목적이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이기도 했던 하천의 복원과는 정반대의 사업이었거든요. 그래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환경단체, 여러 친구들과 함께 카메라와 수질조사 장비를 들고 현장을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당원이었던 진보신당에서도 정책위원으로 관련해서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을 했어요. 그러면서 또 고민에 빠졌어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잘못된 정치 앞에서는 학문도, 전문성도, 정책도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는걸 알게 된 거죠. 결국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때 였어요. 나는 정치를 해야겠다고요. 아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여댓글 (1)
  • 크리스테바

    2019.07.04 19:05:56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화이팅!